(중앙일보) 안철수 교수
자신이 창업한 안철수연구소에서 오랫동안 최고경영자(CEO)로 있다가 2005년 3월엔 갑자기 미국으로 훌쩍 떠났다. 미국 와튼스쿨에서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곤 지난해 9월부터 KAIST에서 교편을 잡았다. 자신이 그리도 좋아하는 공부도 더하고, 더 많은 창업가를 길러내기 위해서.
-KAIST에서 무얼 가르치나.
“ ‘기업가적 사고방식’이라는 과목이다. 오래 고민해 강의안을 짰다. 잠재된 비즈니스 소양을 일깨워주는 내용으로 보면 된다.”
-기업가 정신이란 어떤 건가.
“젊은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일으키는 ‘창업가 정신’이라 할 수 있다. 창업가정신이란 ‘다양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신념을 갖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활동과 노력’이다. 그래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작업이다. 창업은 천재만 하는 게 아니다. 평범한 사람도 아이디어가 좋으면 된다.”
-취업보다 위험이 크다.
“당연하다. 실패 확률이 높다. 웬만한 건 스스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위험을 짊어져야 한다. 창업할 용기를 내는 건 젊은이들의 몫이다.”
-실제로 젊은이들의 생각은 요즘 어떤가.
“기성세대는 요즘 젊은이들이 온실 같은 환경에서 자라나 안전지향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강연을 여기저기 나가보면서 느낀 건 젊은이의 창업가 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성세대가 지금의 젊은이들보다 더 도전적이거나 창의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 분위기가 젊은이를 안전지향적으로 내모는 경향이 있다.”
-KAIST 학생들은 어떤가.
“학기를 끝내고 ‘자기 인생의 비즈니스 플랜’ 리포트를 제출받아 읽어봤다. 43명 학생 중 절반이 창업할 생각을 했다. 도전정신을 불어넣으려는 강의 의도도 있었지만, 겁날 정도로 적극적인 생각이 많았다.”
-우리나라에 창업가 정신 토양이 부족하지 않나.
“네 가지 면에서 그렇다. 우선 젊은이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기업을 도와주는 정부 인프라가 약하다. 또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신생 중소업체의 과실과 이익을 탐하는 비즈니스 관행이 문제다. 마지막으로 실패해도 재도전할 기회를 주지 않는, 실패하면 재기 불능 상태로 만드는 각종 규제다. 창업 후에도 성공률을 높일 수 있게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
정선구 유통·서비스 데스크
▶정선구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sun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