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AR]“안철수 의장에게 기업가 정신 배우기?”…현장 전문가 모인 ‘BEP 교수진’

http://admission.kaist.ac.kr/bbs/view.php?id=kaistar&page=1&sn1=&divpage=1&category=3&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082◆BE프로그램 교수진 화려…”KAIST 학생들 한국 경제 hero로 키우겠다”

▲BE프로그램 교수들. (좌측부터)성광제·엄재용·안철수·김원준·장현준 교수. ⓒKAISTAR

올해 5월 한국 벤처계의 대부 중 하나인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장이 3년간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그의 거취를 두고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많았다.
하지만 안 의장은 다른 곳은 마다하고 KAIST BE프로그램의 교수직을 선택했다. 안 의장은 “최근 수년간 젊은이들이 국가적 가치사슬의 앞부분에 있는 이공계를 기피하고 있다”며 “틔울 만한 싹조차 찾기 힘든 벤처업계를 위해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변화의 싹을 틔우고자 KAIST로 왔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이공계 대학의 학생들에게 기업가·벤처 정신을 심어주는 것이 그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미션이었던 것이다.
화려한 경력과 이력을 지닌 BE프로그램의 교수진들은 대부분 이러한 사명감으로 KAIST를 찾았다.
먼저 BE프로그램 책임교수이자 KAIST 기업가정신연구센터 소장인 양태용 교수는 KAIST에 BE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일조한 장본인. 벤처기업 생태계·창업·경영 등의 전문가인 양 교수는 ‘기업가 정신과 벤처’, ‘CEO 세미나’, ‘기업가정신과 경영전략’ 등을 강의한다. 지난 봄 학기에는 ‘Open Innovation을 통한 한국형 IT Cluster 전략’ 연구를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BE프로그램 전문교수 중 하나인 최광철 교수는 세계 최대 공학·건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회사인 미국 벡텔(Bechtel)사 부사장을 역임하다 “한국의 과학기술 리더를 양성하겠다”는 사명을 가지고 KAIST 강단에 섰다.
최 교수는 홍콩 국제공항, 쿠웨이트 유전 재건사업, 미 실리콘밸리 고속여갱수송시스템 등 140여개 나라에서 2만여 건 이상의 초대형 건설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등 생생한 현장형 강의를 했다. 현재는 SK의 부사장 겸 CTO를 겸임하며 KAIST 학생들과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IT산업의 상징적 인물인 안철수 교수는 2008년 가을학기부터 ‘기업가적인 사고방식’이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KAIST에 부임한 목적에 걸맞게 학생들에게 경영학적 지식 전달이나 경영 방법론이 아닌 스스로가 기업가적 성향이 있는 사람인지를 깨닫게 해주기 위한 수업을 진행 중이다.
안 교수는 직접 4단계로 이루어진 커리큘럼도 구성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객관적 자아 인식을 통해 자기의 강점을 찾고 게임 등을 통해 본인이 조직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 지를 깨닫는 과정을 진행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1인 기업’, ‘식당 경영 동업’, ‘타회사 인수 경영’, ‘IT회사’, ‘BT회사’ 등 다양한 기업형태를 소개하고, 다양한 배경과 계기를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들을 통해 경영의 간접경험을 맛보게 한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단계에서는 경영의 어려움과 고난을 잘 표현한 책 등을 통해 학생들의 간접경험을 더욱 풍부하고 깊게 한다.
안 교수는 “실제로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한 학생으로부터 ‘의사를 꿈꾸고 있었는데 수업을 듣고 나서 바이오 기업을 하면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장래계획을 수정했다’는 얘기를 듣고 보람을 느꼈다”며 “기업가는 고정된 이미지도 없고, 특별한 재능의 천재들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있으며 KAIST 학생들이 실제 연구수행능력은 스탠포드나 MIT 학생들에 견줘도 뒤지지도 않지만 본질적인 부분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혁신적인 생각은 방법론이 아니라 본질에서 나오는 만큼 학생들에게 그러한 부분을 가르쳐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엔지니어링 기초 지식을 갖춘 학생들에게 학부에서 경영·경제를 가르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경영학개론으로 이번 가을학기 화제를 불러모은 성광제 교수는 제어계측을 전공하고 NASA에서 연구를 하던 중, 당시의 연구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한 경력이 있으며, 이후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고 몰렉스(Molex)사에서 재직했다. 성 교수는 엔지니어로서 사업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진행한다.
그는 “이공계 학위 취득 이후에도 진로가 매우 다양할 수 있다”며 “KAIST 학생들이 BE프로그램을 통해 지식의 폭과 인식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문사 경제부 기자,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장, 기업 사외이사 등 다양한 경력으로 유명한 장현준 교수는 교과서 밖 현장을 전달하는 수업을 한다.
장 교수는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할 영웅이 KAIST에서 나올 거라고 믿고 있다”며 “BE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연구를 왜 하는지 내 인생에서 무엇을 추구하려고 하는지를 심어주고 함께 한국경제를 살릴 방법을 모색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E프로그램은 수업 부담이 큰 편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학생들이 폭 넓게 인생을 보고 연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최대의 유무선 통신회사인 AT&T와 데이터 및 음성 네트워킹 기술 연구·개발 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스(Lucent Technologies) 등 세계적인 회사에서 기술 및 컨설팅 매니저로 활약한 엄재용 교수는 학생들에게 국제경영감각을 가르쳐 줄 적임자며, 김원준 교수와 이수진 교수는 학생들에게 젊은 감각에 맞는 생기있는 교육을 진행한다.
김원준 교수는 “모든 교수들이 밤새가며 코스워크(coursework)을 준비한다”며 “KAIST 학생들이 BE프로그램을 통해 리더십과 진취성, 사회성 등을 갖춰 대한민국 히어로(hero)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