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카토 日 북스타마 사장, “지금은 살아남는 자가 힘있는 자”

카토 日 북스타마 사장, “지금은 살아남는 자가 힘있는 자” 20일 KAIST 강연서 ‘중견 서점체인의 생존전략’ 설파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 서점이 많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어떻습니까?”(질문) “일본의 경우 아마존이 전체의 4분의 1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답변)
“우리나라의 경우 메이저 문고들이 인터넷과 결합해 서점에 물량을 들여놓고 전국의 주문을 일괄 처리 하는데, 일본 역시 그렇습니까?”(질문) “일본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아마존과 비교는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아마존은 검색 엔진이 활성화 돼 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서적을 찾을 때엔 가장 먼저 이용돼죠.”(답변)
20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 창의학습관 3층 한 강의실에서는 한국어와 일본어가 쉴 새 없이 오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 중심에 카토 일본 북스타마 사장이 섰다. 그는 비즈니스이코노믹스 프로그램을 듣는 KAIST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본 중견 서점체인의 생존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카토 사장은 현재의 경제 위기를 먼저 언급했다.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기에 투명 경영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을 기반으로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지금은 힘있는 자가 살아남는 시대가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힘있는 자가 될 수 있는 기회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카토 사장이 현재 경영하고 있는 북스타마는 일본의 중견 서점체인으로 10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연간 17억엔 정도의 매출을 기록해 일본 내 서점 서열로는 130등 정도 기록 중이다. 카토 사장은 “일본 전체 서점에서 북스타마가 위치하는 곳이 아마도 중간쯤 된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서점 운영은 시장을 많이 뺏기고 있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의 경우 책을 빌려주는 렌탈 업체들이 서점보다 더 많이 성행 중이다. 그러나 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카토 사장의 말. 그에 따르면 최근 렌탈 업체가 번지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로는 일본의 집이 좁기 때문에 사서 놓는 것 보다 빌려서 돌려주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 역시 서점의 매출을 방해하는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카토 사장은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 도서관에는 만화책이나 신간 책들이 들어와 있다”면서 “원래의 구매자들이 그 곳을 많이 이용하게 되면서 서점의 매출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일본의 열악한 서점 운영 상황 아래서도 북스타마의 매출은 계속 오르고 있단다. 그 이유를 묻는 학생들에게 카토 사장은 북스타마만의 특별한 3가지 전략을 공개했다.
우선 북스타마는 책을 5가지 장르로 구분한다. 1명의 사원이 장르 별로 한 분야씩 맡는다. 한 명의 직원이 10점포의 한 분야를 총 책임진다.
카토 사장은 1인 한 분야 책임제가 책의 배포와 재고 공유에서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점포에서 재고가 다 떨어지면 옆 점포에서 금방 가져올 수 있어 재고의 공유가 활발하다”며 “다른 서점들은 각 점포에 점장이 있어서 이런 것을 결정하는데, 기본적으로 A 점포의 점장이 B 점포의 점장에게 물건을 주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북스타마의 경우 점장 성격을 가진 직원을 두지 않고 장르를 점포에 상관없이 책임지는 사원들만을 뽑기 때문에 경쟁 심리가 다른 곳들보다는 심하지 않다는 것. 그는 “출판사와 이야기 할 때에도 1명과 이야기를 하게 되면 10개의 점포를 돌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굉장히 효율이 좋다”며 “이러한 과정이 출판사 사람들에게 각인이 잘돼 있고, 대접 또한 좋아서 잘 팔리는 책을 먼저 배분해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비결은 북스타마의 마크를 꼽았다. 책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을 딴 북스타마의 마크는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작품이다. 그는 “일본 사람들은 어딜 가던지 책을 똑같은 가격에 사니까 서점 이름을 기억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북스타마의 경우 이름을 알리고 싶어서 돈 들여 로고도 만들고 간판도 크게 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성공요인은 카토 사장의 독후감. 그는 매주 2회씩 꼬박 꼬박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 북스타마 홈페이지에 올라가는 독후감은 실제로 홍보효과를 많이 보는 것은 아니지만 출판사나 관계자들한테 호평을 받고 있다.
카토 사장은 3가지 전략 외에도 중요한 점 한 가지를 더 꼽았다. 그것은 바로 위치 선정. 그는 “위치가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장소가 안 좋으면 인재가 아무리 좋아도 망하기 마련”이라며 “안되는 점포는 빨리 문 닫고 경영자원을 다른 곳으로 집중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KAIST 학생들에게 자신이 평소 갖고 있던 경영 철학을 전했다. “사람은 무엇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똑같은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사람들은 사장이 돼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사람이 싫은 사람은 사장이 되면 안됩니다. 사장만 제대로 하면 회사는 돌아갑니다. 다른 모든 이는 대신할 사람이 있지만 사장은 그렇지 못하거든요. 명심하세요. 쎈 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