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면세사업 정책 보완 필요하다 (권영선 교수님 시론)

디지털 타임스 오피니언 란에 권영선 교수님의 기고가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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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사업자의 사업권은 5년마다 재심사를 받는다. 서울과 부산에 있는 4곳의 면세점 사업권 할당을 위한 심사 결과 발표시점이 다가오면서 면세점 특허권 할당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외국 관광객의 증가와 함께 면세점 매출이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다.
면세점 사업권 획득 경쟁이 심화되면서, 면세점 특허를 폐지해 사업자의 진입을 완전히 자유화해야 한다, 대기업의 진입을 제한하고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 국제경쟁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에게 특허권이 부여돼야 한다, 면세점 특허기간 5년이 짧다, 사업권의 경매할당이 필요하다는 등 갖가지 상충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개별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여러 수정 의견이 제시된다는 것 자체가 바로 현재의 면세점 사업권 할당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면세점 정책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면세점 특허 정책의 목적이 분명하게 설정돼야 한다. 면세점 특허 정책의 목적은 면세점 사업을 활성화해 고용을 창출하고, 면세 상품의 생산과 면세점 주변 상권의 동반 성장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국내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면세점 정책의 목적이 단지 국내경제의 활성화뿐이라면 굳이 면세점 사업권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면세점 사업의 이윤이 사업의 규모와 관계가 없다면, 경쟁적인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독과점적 시장에서의 판매량 보다 클 것이다. 즉,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인위적으로 사업자 숫자를 제한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만약 면세점 사업의 이윤이 사업 규모에 따라 커지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있다면, 정부가 사업자 숫자를 제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효율적인 사업자가 시장에서 규모를 키워나가면서 면세점 시장은 독과점적 시장으로 전환되어갈 것이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승자를 정하기보다는 시장에 맡겨두는 것이 효율적인 사업자가 성장해 가는데 도움이 된다. 결국 면세점 정책의 목적이 국내경제 활성화뿐이라면 일각에서 주장되는 것과 같이 면세점 특허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면세점 특허 정책은 사업자의 수를 경쟁적 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사업자 수보다 인위적으로 줄여, 사업자가 초과이윤을 얻게 해주는 대신에 그 이윤의 일부를 정부 재정으로 흡수해 공공목적에 사용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정책이 된다. 정부는 면세점 특허정책을 유지하려면 그 진의와 기대효과를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임의적으로 특허수수료를 책정하지 말고 사업권 경매를 통해 경쟁을 통해 특허대가가 시장에서 결정될 수 있게 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사업자가 면세점 사업권을 할당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면세점 사업은 다품목 유통 사업으로서 사업자의 매출액 규모가 유통역량과 이윤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면세점 사업자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면서, 특허 사업기간도 이전과 같이 10년으로 연장해 면세사업자가 거래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내 면세품 시장의 주 고객은 국내 소비자가 아닌 해외 소비자이다. 따라서 면세점 특허 정책은 면세사업자가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고용과 면세점의 주변상권을 활성화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러한 면세점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국내 면세품 시장에서 특허제도를 폐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면세점 특허로 발생한 이윤의 일부를 재정수입으로 확보해 공공정책에 활용하면서, 경매를 통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면세점 사업권을 배분한다면 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둘러싼 사업자간 소모적 대결도 최소화 할 수 있다.

권영선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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