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농림수산업, 메이커 스페이스로 키워라

권영선 교수님의 글이 디지털 타임스 오피니언으로 보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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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3대 공대 중 하나인 뮌헨공대에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있고 카이스트에는 아이디어 팩토리가 있다. 둘 다 다양한 공작도구와 재료를 갖춰 놓고 학생이 와서 자유롭게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다. 학생들이 아이디어 기반으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인 것이다.

양자의 차이가 있다면 뮌헨공대의 메이커 스페이스는 훨씬 넓은 공간에 훨씬 다양한 정밀 가공기기를 갖추고 있으며, 보다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얼마 전 한국형 메이커 스페이스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메이커 스페이스건 아이디어 팩토리건 정책이 잘 집행돼 실질적인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신기술을 활용한 제조업 혁신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고 정책도 제시되고 있으나 신기술을 이용한 농림수산업 혁신에 대한 정책 논의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다. 우리 농림수산업 혁신을 촉발시키기 위해 대기업의 진입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있으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허용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보다 실현 가능성 높은 농림수산업 혁신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필자는 농림수산업 혁신을 위해 공대가 농대와 경영대의 협력을 얻어 운영하는 농림수산식품 메이커 스페이스를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농림수산식품 메이커 스페이스는 다양한 센서와 공작기계, 농림수산식품 산업의 생산 및 가공활동에 필요한 소재를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한, 농림수산식품 산업 혁신에 관심 있는 학생이나 농업인이 자유롭게 찾아와 작물이나 동물의 성장과정을 효율적으로 관찰하고 제어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현해볼 수 있도록 하는 지원체계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둘째, 공대가 주도해 운영해야 한다. 센서를 설치하고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시설을 최적 제어하며, 장기간 축적된 정보를 이용해 지역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시설을 설계하는 작업은 공학적 지식이 기반을 이루기 때문이다.

셋째, 이미 농림수산업은 생산·가공·서비스 단계가 통합된 6차 산업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으므로 농림수산식품 산업의 세부 산업별 수직적 가치사슬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메이커 스페이스의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 바로 공대가 주도하되 농대와 경영대 협력이 긴요한 이유이다.

넷째, 농림수산식품 메이커 스페이스는 실험적 문화와 개방성이 높은 대학 내에 설치돼 청년세대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구현하면서 미래 우리 농림수산식품산업의 주역으로 성장해 가는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다양한 농림수산식품 시설을 개발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실험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농림수산식품 메이커 스페이스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바로 제품 메이커 스페이스와 크게 다르다.

여섯째, 농업인이 현장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들고 와서 상담하고 발표하고 학생이나 메이커 스페이스의 연구원과 해결책을 함께 찾아갈 수 있는 운영체계도 또한 갖추어져야 하며 모든 농림수산식품업 종사자에게 메이커 스페이스가 개방돼야 한다.

끝으로, 메이커 스페이스는 조직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시스템이 갖춰져야 성공한다. 그러나 시스템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운영자다. 열정과 능력 그리고 비전을 갖춘 사람이 메이커 스페이스를 조직하고 장기간 운영할 때 메이커 스페이스는 성공한다.

상기 여러 조건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을 충족해 첫 농림수산식품 메이커 스페이스의 설치 장소가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카이스트와 충남대 농대의 인접지다. 넓은 실습지를 갖춘 농림수산식품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카이스트와도 인접해 양교의 학생들이 아주 손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충남대와 카이스트 사이에 첫 농림수산식품 메이커 스페이스가 개설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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