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언론보도

  • [언론보도] 김병필의 인공지능 개척시대: 인공지능과 진화의 시간
  • Writer BTM Office
  • Date 2025.03.31


[김병필의 인공지능 개척시대] 인공지능과 진화의 시간
https://www.koreadaily.com/article/20250330081831036?utm

얼마전국내기업이개발한인공지능(AI)이국내변호사시험에서합격점을받았다는소식이전해졌다.이미외국에서는비슷한사례가더러있었지만,국내에서
는처음이다.하지만,5년전만하더라도다들AI가국내변호사시험을통과하는것은쉽지않으리라생각했다.당시AI는한페이지분량의문서도제대로처리하
지못했다. “말은눈이몇개인가”라는상식적질문에“4개”라는엉뚱한답을내놓기도했다.그래서혹자는AI를그저“확률적앵무새”라폄하하기도했다.AI가
아무리그럴듯해보여도인간말을그대로따라하는것에불과하다는것이었다.

그로부터고작5년이흘렀다.격세지감이크다.이러한발전속도가이어진다면,수년내로AI가모든영역에서인간과대등하거나인간을뛰어넘는‘인공일반지
능’에도달할것이라는전망이쏟아진다.하지만AI의미래를바라볼때꼭기억해야할사실이있다.지금까지의AI발전이꼭우리가예상해온대로이루어진것
은아니었다는점이다.

예술·학술분야AI침범활발
몸쓰는작업은아직못따라와
인간에쉬운일어려워할수도
긴관점에서AI위치살펴야

AI발전이본격화되기전우리는흔히이렇게상상해왔다.블루칼라육체노동이가장먼저자동화된다음,화이트칼라지식노동이자동화될것이다.예술이나학
문과같은창작적작업은자동화가불가능하거나가장더딜것이다.

그러나정작AI발전은정반대의순서로이루어졌다.지금AI가눈에띄게활용되는영역중하나는예술창작이나학술연구이다.이제AI는화이트칼라노동의상
당부분까지자동화하고있다.반대로AI가현실세계에서물리적인작업을수행하는일은여전히어려운과제로남아있다.

AI발전은왜이렇게거꾸로된순서로이루어질까.이문제에답하는한가지흥미로운방법은그능력이얼마나오랫동안진화해왔는지생각해보는것이다.

세상을지각하고근육을움직이는데필요한지능은인간뿐만아니라다른동물도다들갖고있다.고생물학에따르면이러한능력은5억년도더전부터발전해
왔다고한다.몸을쓰는일은언뜻단순해보이지만사실은대단한것이다.수억년에걸친감각과운동능력이진화한산물이기때문이다.그만큼AI로구현하는
일이간단치않다.

화이트칼라의지식노동은인간이사회를구성하여협력하는데필요한일이다.계획을세우고,상호협상하고,집단적지식을축적하는등고차원적능력이필요
하다.인류가이러한지능을발전시켜온것은현생인류등장이전까지거슬러올라가더라도어림잡아수백만년에이를것이다.지금AI의발전은바로이단계에
본격적으로도전하고있다.

그러면예술과학술활동은어떠한가.인류가상징적사고를하고본격적으로예술활동을시작한것은아마도수만년전,길어야십수만년전부터라할수있을
것이다.문자와기록을활용해체계적학문을시작한것은고작수천년에불과하다.다른능력과비교할때예술이나학문은훨씬짧은기간동안발전해왔을뿐
이다.

이렇게보면지금AI가발전해온순서가수긍이간다.우리는은연중에다른동물과달리인류만이보유한지능,즉예술적·학문적능력이가장우월한것이라여
겨왔다.하지만이러한지능은비교적짧은기간동안발전해왔을뿐이다.그래서AI로가장먼저모방·생성하기에쉬운영역이었을수있다.

AI미래전망에있어가장빠지기쉬운함정은인간과AI를비슷한것으로착각하는것이다.인간은몸을쓰는일을자연스럽게해내지만,예술이나학문적능력은
따로어렵게배워야한다.하지만AI는그반대이다.인간에게어려운일이AI에는쉬울수있고,인간에게쉬운일이AI에는어려울수있다.이를두고‘모라벡의역
설’이라부른다.

법률AI가변호사시험합격점을받은것처럼,앞으로도다른분야에서AI가인간수준에근접했다는소식이여기저기서들려올것이다.인간은수년간훈련을거
쳐야겨우해낼수있는일을,AI는어느날갑자기척척해내는듯보일수도있다.그럴수록AI에대한두려움은커지고,금방이라도인간을뛰어넘을것만같은불
안감이퍼져갈것이다.하지만모라벡의역설을떠올려보면이러한공포는실제보다과장된것일수있다.

중요한변화의시기에는한걸음물러서서넓게보는시선이필요하다.거대사의관점에서보면,인간지능은감각과운동,협력과언어,상징과추상,그리고예술
적상상력까지수억년에걸쳐층층이쌓아올린진화의산물이다.그리고지금의AI는그복잡한지능의문턱을이제막넘어서기시작했을뿐이다.그러니AI를둘
러싼과도한공포나경계는잠시내려놓을필요도있다.AI의위치와가능성을냉정하고객관적으로바라보려는자세가중요한때다.

김병필KAIST기술경영학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