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최진희

[Press Release] Requirements for Successful Commercialization of AI Technologies

This article by Professor Yoon was covered in the opinions section of MBN.

 

윤태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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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여 인류의 미래를 크게 변화시킬 기술임에 틀림없다.` 이런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니 기업으로서는 AI를 중시할 수밖에 없으며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사업에 활용하고 싶다. 하지만 얼마를 투자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에 대한 판단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아직은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수준에 머무른 기업이 많다. AI에 관심은 많지만 사업 기회를 어떻게 만드는지 잘 모르겠다는 기업이 대다수다.

기업에서는 AI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불안감도 큰데 여기에는 인재 확보 문제도 한몫한다. AI 기술은 개발 역사에 비해 개발자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알파고 이후 순식간에 AI가 관심의 초점이 되면서 개발자 부족이 크게 부각되었다. 기업의 개발자 확보 경쟁은 치열하지만 이는 비단 AI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인재 확보는 기업 생존을 위한 가장 첫 번째 필수 항목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AI 개발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대학에서는 AI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였으며 관련 수업에는 수강생이 넘쳐 난다. AI 대학원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개발자는 국가와 기업이 투자한 시간과 비용에 비례해서 늘어나기 마련이다.

기업에서 AI 개발자를 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AI를 활용한 사업 기회의 확대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작업을 기술 사업화라고 한다. 하지만 기술이 있다고 해서 사업 기회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기술 개발과 기술 사업화는 전혀 차원이 다른 영역이다.

AI 개발자는 어느 산업에서든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론과 기술을 중시한다. 이들은 특정 산업을 알지 못하며 경험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기술 사업화를 원한다면 개발자 외에도 특정 산업을 깊이 이해하는 경영자가 필요하다. 경영자는 현실적인 경험을 통해서 양성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경험은 기술 사업화에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작용하지만 경영자 양성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경영자가 가진 경험은 개발자의 지식으로 보완하고 견제한다. 최신 AI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개발자와 특정 산업의 지식과 경험을 가진 경영자가 함께할 때 기술 사업화의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개발자와 경영자가 힘을 합하여 AI의 사업 기회를 만들 때에는 두 가지 힌트가 유효하다. 하나는 지식 사이클이다. 경영자가 경영목표를 제시하면 개발자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한다. 종류가 다양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을 통해서 경영자가 원하는 목적에 가장 적합한 최적해를 구한다. AI가 빛을 발하는 작업이며 개발자가 공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경영자는 최적해를 바탕으로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을 한다. 그 결과는 사업에 반영되어 성과를 만든다. 경영자는 새로운 경영목표를 제시하고 개발자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지식을 축적한다.

또 하나는 고객 관점이다. 여느 기술과 마찬가지로 AI의 사업 기회 역시 기술이 아니라 고객에게서 발견한다. AI 기술 자체를 제품으로 하는 기업도 있지만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이 훨씬 더 많다. 마치 엔진 자체를 개발하는 기업보다 엔진을 구입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이 훨씬 더 많은 현실과 같다. 그렇다면 고객이 불만을 느끼거나 불편해하는 곳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고객이 직접 할 수도 있지만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곳이라면 반드시 사업 기회가 있다.

어떤 기술이라도 사업 기회로 연결되어야만 기업에 의미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AI 개발자 양성에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업 기회를 원한다면 AI 기술을 이해하는 경영자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기술과 경영이 힘을 합해야만 인공지능의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기술과 경영은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이다.

[Press Release] Mutual Growth of Customers and Companies

This article by Professor Yoon was covered in the opinions section of MBN.

윤태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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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변함없이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거라고 한다. 장기 불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언제 어느 시대나 기업의 장래는 불투명하다. 100년 이상 생존한 기업이 몇 개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만한 교훈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기술 개발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4차 산업혁명이라 해서 수없이 많은 기술이 연일 소개되고 있으니 기업이 얼마나 초조한 심정일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인공지능, 블록체인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야만 하는 현실도 이해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업은 기술이 아니라 고객을 쳐다봐야 한다. 기술 개발은 기업 생존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은 기술을 개발해서 고객 요구를 충족시켜주겠다고 말하지만 이런 자세는 기업이 고객보다 위에 있다는 자세다. 어떤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는 기업보다 고객이 훨씬 더 잘 안다. 평소에 느끼는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상품과 서비스를 창조해 고객에게 제안한다. 고객은 기업이 제안한 가치를 경험하고 고객끼리 공유하면서 전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기업에 역으로 제안한다. 대개 기업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가치다. 기업이 생존하려면 고객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 공유하고 역으로 제안하는 가치 사이클이 돌아야 한다. 기술은 고객이 참여하는 가치 사이클의 윤활유에 불과하다. 기업이 고객과 함께 가치를 창조하려면 주의할 점이 있다. 고객은 약이면서 동시에 독이라는 사실이다. 가장 효과적인 약은 가장 강력한 독이다. 강한 독일수록 약간만 처방을 잘못해도 치사량이 된다. 기업이 고객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고객은 기업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고객을 약으로 쓸지 독으로 쓸지는 기업에 달려 있다.

한 가지 처방은 고객과 기업의 동반성장이다. 고객은 기업이 잘하면 칭찬하고 잘못하면 야단치면서 성장한다. 기업은 고객이 고마우면 감사하고 잘못하면 지적하면서 성장한다. 서로 신뢰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성장이다. 동반성장에는 단계가 있다. 먼저 미객(未客)을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 미객은 우리 고객도 아니지만 경쟁사 고객도 아닌 사람이다. 예를 들어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은 게임업계의 미객이다. 기업과 상품에 아무런 관심도 없고 사용하지도 않는 미객을 일단 우리 업계로 끌어들여야 한다. 타 업계와의 경쟁이다.

집객(集客)은 기업이 고객에게 손짓하는 단계다. 기업의 손짓에 고객이 반응하고 모여들도록 기업은 끊임없이 고객에게 흥미와 호기심을 제공한다. 경쟁사보다 가격이 싸거나 배송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업계 내 경쟁이다. 접객(接客)은 기업을 찾은 고객에게 재미와 경험을 제공하는 단계다. 기업은 고객 불만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면서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가치를 제안한다. 기업 내 경쟁이다.

직객(職客)은 기업에서 해야 할 일을 홍보대사, 팬클럽, 커뮤니티라는 명목으로 고객이 나눠서 실행하는 단계다. 고객은 마치 기업의 직책을 가지고 움직이는 듯이 보이지만 이는 기업이 요청해서가 아니다. 명분이 있으면 고객은 자발적으로 직책을 수행한다. 기업과 고객 구분이 애매해지고 함께 가치를 만들어 가는 단계다. 기업이 어떤 기술을 왜 개발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고민을 고객이 함께한다. 고객은 열정적으로 다른 고객에게 상품을 소개하며 다른 고객을 끌어온다. 기업과 고객은 서로 신뢰하며 때로는 주객이 전도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고객은 기업에 가장 강력한 약이면서 동시에 가장 강력한 독이 되는 단계다. 누가 더 기업을 위하는지 고객끼리 경쟁한다.

기업이 아무리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상품과 서비스에 활용하더라도 대부분 고객은 전혀 관심이 없다. 어떻게 하면 고객 관심을 끌고 고객에게 사랑받을지는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고객과 기업의 동반성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다.

[Awards] Best Paper in 2019 AMA Winter Conference (KEEYEON PARK, Giwoong Bae from Prof. Hye-jin Kim’s Lab)

지난 2월 22일~24일 개최된 2019 AMA(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 Winter Conference에서, 우리학부 김혜진 교수님 연구실의 박기윤, 배기웅 박사과정 학생과 김혜진 교수님께서 공저한 논문이 Best Paper in Conference Award 를 수상하였습니다. (AMA는 Marketing 분야의 주요 학회 중 하나로, 박기윤 학생이 BTM ‘ICC기금 박사과정 국제학술대회 논문발표 장학금’을 지원받아 참석하였습니다.)  * 논문제목: “Exploration of an Individual Critic’s Review in Forecasting Box Office: Using […]

[Awards] Best Paper Award from the KOSIME (Naksuth Pongsatorn, from Prof. JaeYong Choung’s Lab)

지난 2월 15일, 우리학부 정재용 교수님 연구실 Naksuth Pongsatorn 석사과정 학생이 기술경영경제학회 2019년 동계학술대회에서 석∙박사 부문 우수논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 논문제목: “Influences of opennes on innovation performance under different appropriability conditions: the empirical study of South Korean SMEs”  * 저자: Naksuth Pongsatorn, 정재용   모두 축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Press Release] Indecisiveness Would Be Blamed As Much As Mishandling of the Economy

This article by Prof. Youngsun Kwon was covered in the opinions section of the DIGITAL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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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의 끝자락, 이제 봄이 머지않았음을 느낀다. 나날이 짧아지는 창가에 비친 햇살에서, 점심산책 때 볼에 와 닫는 한결 온화해진 바람에서 봄이 다가옴을 느낀다. 학생들이 봄을 데리고 학교로 돌아온다. 봄 개학이다!그러나 퇴근길 동네를 걸어가면서 문 닫힌 상가, 텅 빈 골목 상권을 보면 여전히 우리 경제는 엄동설한임을 깨닫는다. 상황이 이럴진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그 어떤 설명이 진정성 있게 와 닿을 것인가? 자동차 공장이 철수한 것도 아니고 지역산업이 무너진 것도 아닌 지역의 경기가 이렇다면 직격탄을 맞은 지역주민의 고통은 얼마나 클까 상상하기 어렵다. 아마도 국가경제를 책임지는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은 편히 잠자기 어려울 것이다. 추구하는 이념과 철학이 다를지라도 최소한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더 이상 우리 경제가 가라앉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을 것이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방식을 이용해서 대규모 토건사업을 전국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정책이 현 행정부의 조삼모사 정책이기는 하나, 어떤 정부였다 하더라도 어떤 비난이 뒤따른다 하더라도 택할 수밖에 없는 단기정책이란 것을 이해한다.문제는 전국적인 대규모 토건사업이 단기와 중기에 걸쳐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기침체를 완화하기 위한 임기응변 정책이지,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산업을 키위기 위한 근본적인 정책처방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직 문재인 행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관성 있는 장단기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소득향상이 중요하고, 소득격차 완화가 중요하며, 이해당사자간 합의가 중요하더라도 그 어떤 정책이나 이념이나 철학이 현재의 문제를 풀어내지 못한다면 과감히 버리고 실용적인 정책노선으로 변경을 해야만 한다. 그 길만이 우리 국민이 함께 잘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규제혁신을 얘기하면서 택시업계의 반대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우버와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다. 이미 우버 서비스 도입 이후 미국에서는 택시면허가격이 폭락했다는 것이 경제학 교과서에 통계와 함께 사례로 제공되고 있는 세상인데, 세계 최고의 인터넷 망을 갖고 있다는 우리나라에서 도입조차 못한다는 것은 정권의 우유부단과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흔히 파괴적 혁신을 통해 경제가 발전하고 생산성이 향상되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한다. 파괴적 혁신이란 바로 혁신의 본질이 기존 시장생태계를 파괴하는데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생태계 파괴의 과정은 새로운 효율적인 사업자의 도전으로 촉발되고 기존 기업의 응전을 통한 치열한 경쟁과정을 거쳐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구체제는 붕괴되거나 효율적인 형태로 진화되고 보다 효율적인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혁신의 한 과정이 종료된다.

정부의 인허가 규제가 없는 산업이라면 파괴적 혁신은 앞서 기술한 것과 같이 시장경쟁의 과정을 통해서 진행된다. 그러나 인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산업에서 정부가 이해당사자의 타협을 얘기하면 이는 새로운 사업자가 도전을 하지 말라는 것이 된다. 최소한 중립을 지킨다면 이제 정부의 진입규제를 폐지할 것이니 경쟁을 통해 살길을 찾아가라고 하는 것이다.

규제샌드박스 정책 시행과 같은 미사여구를 수백 번 반복하는 것 보다, 자기 진영의 욕을 먹더라도 카풀 허용과 같은 제대로 된 규제완화를 해나가는 것이 현 정부가 짊어진 역사적 소명을 다하는 용기 있는 정책이란 것을 주장해 본다.

[Press Release] Is Unemployment Better than Low Wage?

This article by Prof. Youngsun Kwon was covered in the opinions section of the DIGITAL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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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사에서 짚신산업이 사라졌고, 타자수와 교환수가 사라졌다. 인력거와 전차도 사라졌다. 이러한 직업의 부침과 상관없이 인류역사와 함께 생존한 끈질긴 직업을 하나 고르라면 바로 이발사를 들 수 있다. 그러나 그 오랜 기간을 생존해 온 이발소도 우리 사회에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경제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질문의 하나가 바로 ‘이발사가 하루 깎을 수 있는 머리 수는 정해져 있는데 어떻게 그 직업은 오랜 세월 동안 생존할 수 있었는가?’ 이다. 이발사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없는 상황에서 이발사가 생활에 필요한 임금을 벌기 위해서는 결국 이발 요금이 물가상승에 따라 상승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발사가 이발사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족의 생계에 필요한 소득을 벌 수 있어야 하고, 하루 깎을 수 있는 머릿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요금이 상승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발요금은 어떻게 상승해 올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아주 옛날에는 어땠는지 모르나, 과거 40여 년간 이발사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이발요금을 정부가 규제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발요금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수요공급의 변화과정에서 상승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발사는 같은 시간 일하고도 더 많은 소득을 벌 수 있는 직장을 찾을 수 있으면 직장을 옮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제조업에서 인력수요가 늘면서 아마도 많은 이발사가 직업을 바꾸었을 것이다. 이발수요는 변화가 없는데 이발소가 줄어들면 자연히 이발요금은 상승한다. 이발사가 직장을 바꿀 유인을 갖지 않을 수준까지 상승한다. 다른 산업의 성장이 이발 산업의 요금인상을 유발한 것이다. 바로 낙수효과다. 어느 지역에 기업이 들어오면 그 지역 임금과 물가가 상승하고, 기업이 나가면 임금과 물가가 하락하는 낙수효과이다. 많은 정치인과 언론이 우리나라 대기업의 낙수효과가 없다고 하나 조선업 침체로 고통을 겪는 마산경제가, 자동차생산시설 철수 이후 무너진 군산경제가 바로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낙수효과의 크기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수요가 계속해서 뒷받침이 되었으면 이발소의 숫자가 지금처럼 줄어들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과거 40여 년간 증가해 왔으니 절대 이발 수요는 증가했으나 미용실이라는 대체 서비스업이 남성이발 시장을 잠식하면서 이발소 이용이 급감했고, 또한 대체 일자리가 생기면서 직업을 바꾼 이발사가 늘면서 이발소 산업은 쇠퇴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이발사를 보호하기 위해 만약 정부가 최저요금제를 도입했으면 이발 산업을 보호할 수 있었을까?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요금을 높이면 이발소만 더욱 빨리 사라지게 된다. 경제가 침체기인데 최저임금을 높이면 일자리만 더욱 빠르게 줄어든다. 바로 현재 우리의 경제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운 좋게 직장을 유지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직장을 잃은 사람에게는 최악이 된다. 낮은 임금에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강제되면서 제도적으로 일자리에서 퇴출된 것이다. 낮은 임금을 받는 것보다 직업 없는 것이 좋은 것인가? 이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지 정부가 최저임금제도를 통해 강제할 사항은 아니다. 최저임금인상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저소득층 중에서 일부 운 좋게 일자리를 잃지 않은 사람만 잘 살자는 정책이다. 임금과 소득 인상은 경제 활성화를 통해서 신산업의 성장을 통해서 달성할 수 있지, 규제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Press Release] How Technology Became Famous

This article by Professor Yoon was covered in the opinions section of MBN.

윤태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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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라 해서 많은 기술이 소개되고 있다. 매일 어딘가의 미디어에 기술이 소개되고 어딘가에서는 기술 워크숍이 열린다. 인류가 이렇게 많은 기술을 마주한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우리 주변에 기술이 넘쳐난다. 기술 중에는 특별히 유명한 기술이 있다.

요즘 가장 유명한 기술이라면 단연 인공지능이다. 자율주행과 블록체인도 유명하다. 이에 비해 스마트팩토리에 필요한 자동 수송 로봇이나 센서는 별로 유명하지 않다. 어느 시대에나 유명하지 않은 기술이 훨씬 더 많다. 어떤 기술이 유명해지려면 `사건×사상×사람`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충족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다. 어느 한 요소라도 제로가 되면 전체는 제로가 된다. 사건이란 이벤트나 사고처럼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 나타난 화제를 뜻한다.

인공지능을 예로 들자면,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은 구글이 의도적으로 조직한 이벤트다. 사상이란 기술이 세상에 던지는 질문을 뜻한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알파고는 과연 천재 이세돌의 지식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심각하다. 사람이란 생활감이나 당사자 의식을 뜻한다. 바둑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고 바둑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인공지능이 내 생활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면 당사자 의식이 생기고 자연히 입소문이 늘어난다. 소문이 소문을 낳으면서 인공지능은 가장 유명한 기술이 되었다.

자율주행 역시 유명한 기술이다. 자율주행차가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인신사고는 가끔 생기는 우연한 사고다. 이런 사고가 생길 때마다 자율주행차의 인신사고는 누가 책임을 지는가라는 질문이 등장한다. 많은 사람에게 심각한 주제다. 자동차는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이기 때문에 누구나 당사자가 된다. 기술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이는 곧 자율주행 기술을 유명하게 만드는 토양이 되었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을 선두로 가상화폐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사건을 많은 미디어에서 주요한 기사로 다뤘다. 일확천금의 기회가 있다는 기사에 투자가만이 아니라 일반인도 주목했다. 가상화폐는 기존 화폐제도를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오고 다양한 배경의 논객이 나름의 논리를 주장했다. 돈에 관한 주제인 만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소문을 퍼 나르고 스스로 소문을 만들었다. 가상화폐 열풍 속에 블록체인은 유명한 기술이 되었다.

어떤 기술이 아무리 유명해져도 이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했던 기술은 생명복제 기술이다. 어느 날 복제한 양이 나오고 이어서 복제한 개가 등장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생명복제가 윤리적인가라는 질문이 나오고 많은 사람은 당사자 의식을 가지고 기술을 바라봤다. 그러다 사건이 줄어들고 당사자 의식이 희박해지면서 기술은 점점 잊혀 갔다. 생명복제에 관한 사상은 여전히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있으나 이것 하나만으로는 기술이 유명해지기 어렵다. 사건, 사상, 사람의 세 요소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기술이 반드시 중요한 기술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기술이 유명해지면 그 기술을 보유한 회사에는 반드시 이익이 생긴다. 첫째, 해당 기술을 이용한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면 고객이 금방 알아채기 때문에 판매가 수월하다. 둘째, 기술 자체가 상품이 되어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 셋째, 기술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 가치가 높아진다. 그러므로 기술을 보유한 회사라면 반드시 자신의 기술을 유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수많은 회사가 수많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널리 알려진 유명한 기술은 보기 드물다.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우리 회사가 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시도하는 기술이 있다면 이게 바로 첨단기술이다. 첨단기술인 만큼 아무도 우리 기술을 몰라준다.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발한 기술을 유명하게 만들려는 노력 역시 빠뜨리면 안 된다.

[Press Release] What is Preventing Innovation

This article by Professor Yoon was covered in the opinions section of MBN.

윤태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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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다 혁신을 주장한다. 성장을 위해 혁신이 필요하고, 생존을 위해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혁신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모두 혁신을 원하는데 왜 혁신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까. 도대체 무엇이 혁신을 막는가. 혁신을 막는 요인은 내 탓과 남 탓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남 탓. 아주 알기 쉽고 내세우기 편한 요인인데, 특히 리더의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힘이 있는 사람은 모두 낡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기득권을 지키려 안간힘을 쓴다. 이런 사람에게 아무리 혁신을 이야기해봐야 알아듣지 못한다. 불행하게도 지금 내 앞에 있는 리더에게는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없으며 열정도 없다. 리더는 그릇된 선입관을 가지고 있어 혁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넓고 멀리 보는 눈이 없으며 당장 눈앞에 펼쳐진 상황만 수습하려 한다.

규제 역시 빠지지 않는 남 탓이다. 규제가 워낙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여 있다 보니 어떤 일도 새롭게 하지 못한다. 규제를 하나 풀려면 수없이 많은 공청회를 하면서 이해집단 간 조정을 시도하지만 대부분 집단 간의 충돌과 싸움으로 끝난다. 내가 설득당할 수 있다는 의식은 전혀 없고, 남을 굴복시켜야 한다는 집념밖에 없다.

내 탓은 없는가. 내 탓은 혁신을 막는 최초의 요인이지만 나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생각하기도 싫다. 혁신하겠다고 나섰다가 혹시 실패하면 나락으로 추락한다는 두려움이 크다. 직장이라면 한 번의 실패가 원인이 되어 승진을 못하거나 해고당할 수도 있다. 사업가라면 내 사업이 망할지도 모른다. 많은 돈을 쓰고도 성공하지 못하면 신용불량자가 된다. 나에게 혁신을 실천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점도 문제지만 사실은 더 큰 문제가 있다.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네 개의 장벽이다.

`남들은` 장벽. 혁신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외국 사례를 떠올린다. 남들은 이렇게 하는데 우리는 왜 저렇게 할까 비판한다. 누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말하면 남들은 다 가만히 있는데 당신만 왜 그러느냐며 핀잔을 준다. 그러다가 남들이 하면 나도 따라 한다. 남들은 어떤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남들은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블록체인은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알고 나서야 남들에게 맞추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언제나 남 뒤꽁무니에만 관심이 간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에 4차 산업혁명 전문가가 우후죽순 등장했는데 대부분 남들은 전문가다.

`해봐서` 장벽.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이나 경험이 많다고 평가받는 사람일수록 못하는 이유를 줄줄이 댄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된다고 설명한다. 혁신이란 지금까지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인데 마치 예지몽이라도 꾼 듯이 주장한다.

`한 방에` 장벽. 국가나 기업이나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고 믿는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을 `천 리 길도 한걸음에`라고 해석한다. 기초연구도 한 방에 해결하고 기술 개발도 단기간에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리더라면 반드시 내 임기 중에 성과를 내야 한다고 믿는다.

`전례가` 장벽.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과거의 사례를 찾는다. 전례가 없으면 하지 않는다. 내가 가면 길이 된다고 하지만 굳이 내가 앞장서서 길을 만들 필요가 없다. 나서지도 않고 처지지도 않고 중간을 지킨다.

내 마음속에 장벽이 있다면 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 역시 나 자신밖에 없다. 어떤 혁신이라도 출발점은 바로 나 자신이다. 혁신에는 신념과 실천이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혁신은 세상을 좋게 바꾸는 일인가. 신념이 있으면 시간이 오래 걸려도 실천할 수 있다. 해야만 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서 작은 성과를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나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하다. 남 탓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부터 돌아보자. 혁신을 막는 최대의 요인은 바로 나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