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라인 일본 상장이 기대되는 이유 (한승헌 교수님)

한승헌 교수님의 글이 6월 28일자 디지털 타임스 오피니언으로 보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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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일본 출장 전에 여권보다 먼저 확인하는 것이 `라인(LINE)`이다. 한국에서 잠들기 전과 일어난 후 `카카오톡`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과 같다. 라인은 일본에 있는 동료 연구자들과 유학 시절 친구들 그리고 지도교수님과 연락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도구다. 카카오톡이 한국과 한국인을 대표하는 모바일 메신저라면 라인은 전 세계 230개국, 6억명의 사용자를 잇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다.

라인은 한국 기업 네이버가 지분 100%를 소유한 일본 내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에서 운영한다. 한국에서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일본 태국 대만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운로드 수 기준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에서 3000만건을 돌파했고 미국 스페인 등 6개국에서 1000만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68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해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대우받고 있다.

최근 라인이 7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11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 이후 최대 규모다. 이 사례는 아주 특별하다. 한국에 상장된 네이버의 해외 자회사가 모기업이 상장된 시장과 경제 규모와 시장 규모에서 큰 격차가 있는 일본 주식시장에 공개되는 것이다.

영국 셸사의 자회사인 한국쉘석유나 마찬가지로 영국 신용평가사 피치사의 자회사인 한국기업평가와 같이 모회사와 자회사가 서로 다른 시장에 상장돼 있는 사례는 간혹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모회사에서 직접 설립한 자회사가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둬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좌우할 정도로 주목받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보편적으로 기업이 해외시장에 상장하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긍정적인 면은 기업공시 기준이 선진국 시장의 투자자 보호 기준에 맞춰지기 때문에 기업의 투명성이 강화된다는 점과 해외에서 사업을 확장할 때 광고 효과 및 경영전략의 다각화 가능성 등이 손꼽힌다.

반면 부정적인 면으로는 기업이 최초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 등의 금액이 크다는 점과 사업이 진행되는 나라와 상장돼 있는 나라의 규제정책에 모두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된다는 점이 지적된다.

좀 더 정확한 분석을 위해 톰슨 로이터 데이터를 살펴보면 해외 선진국에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것이 자국에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것에 비해 자회사의 기업가치 상승에 유리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자회사의 가치 상승이 모회사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상기해본다면 잘 키운 라인을 어느 나라에 상장할지에 대해서 네이버가 고심의 고심을 거듭한 것은 당연하다.

라인은 일본 시장에서는 이미 가치복합체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 이제 글로벌 단위에서 가치복합체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해외 상장일 수 있다. 또 라인이 모바일 메신저 사업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네이버 역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인 상장은 국위선양의 사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연구결과를 보면 해외 상장을 통해 외국 투자자 지분을 공유하는 것은 잠재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양국의 정치적 효익 창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한다. 라인의 상장을 통해 양국 간 정치적 관계가 개선된다는 것은 비약이 과하다고 생각되지만 적어도 양국 간 관련 산업의 협력 및 국내 경쟁기업들의 경쟁력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한승헌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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