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교수, 모든 도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경제_발췌)

제목 : 모든 도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신문 : 매일경제 저자 : 이민화 경영과학과 교수 일시 : 2011년 12월 5일

◆ 무너진 중소기업 금융 (上) ◆

이민화 KAIST 초빙교수

“한 번 실패한 사람들이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되게 만드는 것이 연대보증제다.”
이민화 KAIST 초빙교수는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것이 중소기업 지원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소기업 옴부즈맨을 역임하던 2009~2010년 연대보증 폐지를 추진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이 교수는 “모든 도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성공하는 사람은 100명 중 20명이다. 실패에 대한 지원이 없는 사회는 실패한 청년들을 격리하고 결국 창업 의욕을 꺾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현 중소기업 정책이 지나치게 금전 공급 중심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정부 자금에 의존하게 만들어 기업가 정신을 크게 쇠퇴시킬 뿐만 아니라 퇴출될 기업도 겨우 연명하게 만들어 구조조정도 힘들게 하는 주범이라는 견해다.
이 교수는 “퇴출을 지원해야 선순환을 이룩할 수 있다”며 “이는 대표이사 연대보증제를 단계별로 폐지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가 연대보증제 폐지를 주장하게 된 데는 개인적인 경험도 한몫했다. 그는 “메디슨 대표이사 시절 신보에서 500억원을 보증받으면서 내가 연대보증을 했다”며 “이후 신보가 채권 500억원을 주식으로 출자 전환했고 메디슨이 삼성으로 매각되면서 주식가치는 1500억원이 됐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채무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대보증을 단계별로 폐지할 것을 주장한다.
우선 정부 출연 보증기구인 신보나 기보를 중심으로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대신 보증기관들이 손해를 입는 부분에 대해 가산보증료를 부과하자는 방안이다. 이 교수는 “통계 자료를 보면 연대보증을 통해 회수하는 금액은 보증 총액 대비 0.3%에 불과하다”면서 “그만큼 가산보증료를 부과한다면 보증기관 처지에서도 손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연대보증제도에 대해 “회사가 회생하면 함께 면제하게 해서 대표이사 의욕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송성훈 기자 / 노현 기자 / 이상덕 기자]